1. '달까지 가자' 줄거리
'돈'에 대한 소설은 늘 흥미롭습니다. 그중에서도 최근 한국 사회에서 관심이 높은 코인 투자를 소재로, 그것도 아주 평범한 직장인들이 꿈꿔봄 직한 이야기를 아주 현실적으로 그린 소설입니다. 장류진 장편 소설 '달까지 가자'의 줄거리를 알아보겠습니다. 중소기업 '마론제과'에서 일하는 세 명의 여자 직장동료가 우정을 나누는데, 브랜드실 스낵팀의 정다해, 경영지원실 구매팀의 강은상, 회계팀의 김지송입니다. 이들은 나이도 경력도 각각 다르지만 비슷한 시기에 입사해 서로 '동기'라고 부르는 사이입니다. 어느 날 은상은 가상화폐에 투자해 큰돈을 벌게 되고, 이를 눈치챈 다해와 지송에게 함께 투자를 하자고 설득합니다. 지송은 단번에 거절하고 마침 이사 준비를 하던 다해는 보증금과 월세가 조금 더 비싼 방에 살고 싶다는 생각에 적금을 깨고 가상 화폐를 시작하게 됩니다. 똑같은 롤러코스터에 올라탄 다해와 은상은 마치 숫자의 노예가 되면서 '떡락'과 '떡상'의 풍파를 함께 겪게 됩니다. 은상은 초호화 럭셔리 제주도 여행에 다해와 지송을 초대하고, 돈의 즐거움을 실컷 누리던 그곳에서 은상의 가상 지갑은 무려 '1억 원'을 찍게 됩니다. 다해와 은상은 다시 한번 지송을 설득하고 드디어 지송도 전재산을 털어 합류하지만 서울에 돌아온 뒤로 그래프는 끝없이 추락합니다.
2.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젊은 작가 장류진
장류진 작가는 1986년생으로 연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동국대 대학원 국문학을 수료했습니다. 2018년 창비신인소설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첫 소설집 '일의 기쁨과 슬픔'으로 독자들의 큰 관심과 기대를 받았습니다. 평단에서도 '2020년대를 이끌어갈 한국문학의 얼굴', '대형 신인의 탄생' 등의 찬사를 받으며 첫 장편소설 '달까지 가자'를 완성했습니다. 앞서 언급한 두 작품 모두 직장생활에 대한 묘사가 매우 디테일하고 리얼한데, 실제 장류진 작가는 판교에서 10년간 IT 회사를 다녔으며, 실제 경험이 고스란히 담긴 것으로 보입니다. 직장에 다니면서 우연히 소설 쓰기 강좌를 듣게 된 후 글쓰기를 시작했고, 현재는 회사를 그만두고 전업 소설가가 되었습니다.
3. 2030 세대들의 열렬한 지지는 당연한 결과, '달까지 가자' 총평
이 소설의 가장 큰 묘미는 뛰어난 현실 반영입니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돈에 대해 민감할 수 밖에 없으며, 돈 때문에 울고 웃는 경험을 해보았을 것입니다. 이 소설 속 세 주인공도 매우 평범한 사람들로, 독자들은 마치 내가 그녀가 된 듯한 기분을 절로 느끼게 됩니다. 다해가 돈을 벌어 전셋집을 조금 더 넓혀갈 때, 한 번도 해보지 못한 호사로운 제주도 호캉스를 즐길 때에는 함께 행복하고, 돈을 뺄까 말까 고민할 때는 함께 심장이 쫄깃해지기까지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소설의 결말이 비참하지 않기를, 혹은 꿈이었다는 허망한 엔딩에 이르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책장을 넘기게 됩니다. 젊은 세대들에게는 더욱 공감할 요소가 많은 흥미로운 소설이며 가볍게 읽히지만 많은 고민과 여운 또한 남기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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