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정 문학상 수상작품 <작별> 줄거리 요약
<작별>은 2018년 제12회 김유정 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된 단편 소설입니다.
<작별>의 줄거리를 알아보겠습니다. 어느 추운 겨울 날 그녀는 벤치에 앉아서 깜빡 잠이 들었다가 깨어났는데, 몸이 눈사람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녀는 일찍 이혼을 하고 고등학생인 아들을 키우며 살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권고사직을 권유 받은 후, 사물처럼 사무실에 앉아 있었고 사물처럼 지하철에 실려서 집으로 돌아오곤 했습니다.
그래서일까, 눈사람이 된 그녀는 놀라지도 슬퍼하지도 않습니다.
그녀는 눈사람의 몸으로 아이를 처음 마주할 때도 “너무 놀라지마. 엄마가 눈사람이 되었어. (중략) 미리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어. 하룻밤 지나면 괜찮아질지도 모르니까.”하면서 밝게 말합니다. 따뜻한 공기가 느껴지는 실내를 피해 현관을 사이에 두고 아이와 끝말잇기를 하기도 하고 몸이 녹을지도 모르니 밖에 있어야 한다며 무슨 일 있으면 휴대폰으로 전화하라는 말을 건넵니다.
7살 연하의 가난한 연인과 가벼운 키스도 하고 부모님께 안부 전화를 거는 평범한 일상을 보냅니다. 둔해진 감각과 심장 부근에서부터 녹아내리는 자신의 육체를 느낄 뿐입니다. 그녀는 소멸의 운명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 것입니다.
그리고 스스로를 향해 묻습니다. 비록 눈으로 이루어져있지만 아직 자신은 사람이고, 하지만 언제까지 사람일까, 사람과 사물의 경계에 생각해보지만 답을 찾을 수는 없습니다.
결국 진눈깨비가 내리는 날, 그녀는 서서히 무너지고 부스러지면서 이야기가 끝이 납니다.
노벨상, 맨부커 국제상으로 한국을 빛낸 작가 한강
1970년 광주광역시에서 출생한 작가 한강은 1993년 ‘문학과 사회’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하고 다음해 서울 신문 신춘문예에 <붉은 닻>이 당선되며 소설가로 데뷔했습니다. 2005년 <몽고반점>이 ‘이상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는데, 아버지 한승원 작가 또한 1988년 <해변의 길손>으로 같은 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특히 2016년 <채식주의자>로 세계 최고 권위의 문학상으로 평가받는 ‘맨부커 국제상’을 수상하면서 국내외로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채식주의자>는 육식에 대한 혐오에 빠진 여자의 이야기로 다소 충격적이고 난해한 내용입니다. 대중에게 잘 알려진 작품으로는 <소년이 온다>가 있으며,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의 아픔을 그린 소설입니다.
그녀는 십대 시절 광주 사진첩을 통해 사건을 알게 된 후, 참혹한 시신들의 사진과 총상자에게 헌혈하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의 모습 사이에서 풀 수 없는 수수께끼를 느끼고 그것을 글쓰기를 통해 뚫고 나가고자 했다고 합니다. 인터뷰를 통해 “압도적인 고통으로 쓴 작품”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2024년에는 아시아 여성 최초, 한국인 최초로 노벨 문학상에 선정되어 국민들에게 놀람과 기쁨을 안겨주었습니다.
삶의 경계에 대한 여전한 고민이 담긴 작품 <작별>
작별의 첫 문장은 “난처한 일이 그녀에게 생겼다. 벤치에 앉아 깜빡 잠이 들었다가 깨어났는데, 그녀의 몸이 눈사람이 되어 있었다”로 시작합니다.
자고나니 해괴한 벌레로 변신해버린 카프카의 <변신>이 연상되며, 한강의 전작 <채식주의자>에서도 어느 날 갑자기 채식주의자가 되어버린 여자의 이야기과 그 맥이 비슷합니다.
하지만 다소 충격적인 전개로 이어지는 <채식주의자>와 달리, <작별>은 좀 더 쉽게 읽히는 소설입니다.
눈사람이 된 그녀가 가난한 연인에게 지폐 2장을 건네주고, 홀로 키우는 아들과 여느 날처럼 끝말잇기를 하는 등 평범한 삶을 갈망하는 모습에 많은 독자들이 감정 이입을 하기도 어렵지 않습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 대해 이야기하는 슬프고도 아름다운 글로 오래 여운이 남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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