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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리뷰

못생긴 그녀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소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by 별빛아침 2024. 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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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규소설-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박민규 작가의 장편 소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줄거리 요약

가볍게 읽을 수 있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사랑이야기,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의 줄거리를 알아보겠습니다. 열아홉의 주인공 남자는 백화점 주차요원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부모에게 버림받은 트라우마를 공유하고 있는 요한과 친하게 지냅니다. 어느 날 요한이 치킨 가게에 데려온 여자와 연인관계로 발전하게 되는데, 두 사람의 관계에 중요한 화두는 바로 ‘외모’입니다. 여자는 평범한 인간관계를 거부할 정도로 아주 못생긴 얼굴로 묘사됩니다. 반면 남자는 배우인 아버지를 닮아 인기 많은 외모를 가졌지만 어머니를 배신하고 도망친 아버지 때문에 아버지를 닮은 자신의 얼굴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습니다. 남자가 여자에게 처음 말을 걸고 친구가 되자고 했을 때, 여자의 마음은 복잡했습니다. 저 남자의 마음이 진심인지 동정인지, 혹은 사랑인지 판단하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결국 남자의 진심이 통하고 두 사람은 연인이 되어 보통의 연인과 같은 데이트를 합니다. 그러다 남자가 백화점을 그만두고 대학생활을 시작하면서 둘의 사이에 거리가 생깁니다. 그러다 요한이 자살시도를 했다는 소식에 함께 병문안을 가기도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감쪽같이 자취를 감춥니다. 영문을 몰라 괴로워하던 남자는 그녀의 본가를 찾아가지만 그녀를 만날 수 없었고, 편지를 남기고 돌아옵니다. 그 후 스무 살이 되던 겨울, 두 사람은 오랜만에 만나 재회를 하지만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헤어지게 됩니다.

박민규 작가가 이 소설을 쓴 이유

“제가 아주 못생긴 여자라면, 그래도 절... 사랑해 줄 건가요?” 박민규 작가가 어느 날 아내에게 들은 질문이었습니다. 오랫동안 이 질문은 작가를 괴롭히는 화두가 되었고, 그 후 십여 년의 세월이 흐른 후, 이윽고 어떤 대답을 하라 수 있게 되면서 이 소설을 쓰게 되었습니다. 박민규 작가는 인류가 단 한 번도 사랑하지 못한 ‘못생긴 여자’를 소설의 여주인공으로 등장시키면서 외모지상주의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눈에만 보이는 외모의 아름다움은 시시한 것이며, 어떤 이데올로기보다 강한 것은 서로를 사랑하는 두 사람이라는 믿음을 독자들과 공유합니다. 작가의 말을 빌려 ‘더는 부끄러워하지 않고 부러워하지 않는 당신 <자신>의 얼굴을 가지길 바란다’는 구절이 인상적입니다.

낭만적인 청춘의 이야기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총평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는 원래 프랑스 작곡가 모리스 라벨의 피아노곡으로, 벨라스케스 디에고가 그린 왕녀 가르가리타 마리아의 그림을 보면서 영감을 얻은 작품입니다. 벨라스케스의 그림은 박민규 소설의 표지에서 볼 수 있습니다. 표지가 말해주듯 이 소설은 아주 못생긴 여자와 잘생긴 편에 속하는 남자의 연애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가벼운 사랑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외모지상주의가 만연한 사회에 대한 비판과 인생과 사랑에 대한 작가의 목소리가 고스란이 담겨 있습니다. 특히 세 청춘의 대화와 입담이 빼어난 요한의 캐릭터를 통해 들려주는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읽고 있노라면 작가의 재치 넘치는 글발에 빠지게 됩니다. 또한 책의 말미에는 요한의 시선에 쓴 반전의 결말이 등장하기도 하는데, 다소 충격적이면서도 끝까지 작가에게 당했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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