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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가 시크릿

이명희 일대기(1) 정용진 어머니 81세에도 총수 자리 유지하는 이유

by 별빛아침 2024.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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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이 18년 만의 승진을 통해 신세계그룹 회장이 되었습니다. 사실 신세계는 ‘이명희 없이는 오늘날의 신세계도 없었다’라고 할 만큼 어머니 이명희 회장의 파워가 강력했는데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은둔의 경영자 이명희 회장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았던 흥미로운 사실들을 낱낱이 풀어보겠습니다.

[목차]

1. 이병철의 금쪽같은 막내딸 이명희

삼성그룹의 창업주, 이병철 회장에게는 3남 5녀가 있었습니다. 막내아들이 삼성그룹을 물려받은 이건희 회장, 그리고 막내딸이 바로 신세계 이명희 총괄회장입니다. 이병철 회장은 형제들에게 차갑고 냉정한 아버지였지만, 막내딸 이명희에게는 어쩔 수 없는 딸 바보였습니다. 이명희가 아버지에게 가장 많이 들은 말은, ‘뭐하노’였습니다. 부드러운 부산 사투리로 딸에게 자주 전화를 거는 아버지는 ‘어서 와라’하면서 어딜 가나 막내딸을 데리고 다니고 싶어 했습니다.

1-1. 애교 많은 딸 이명희, 핑크색 단추를 선물한 이유

이병철은 화려한 넥타이와 핑크색 와이셔츠를 즐겨 입었습니다. 아버지의 취향을 잘 아는 이명희는 손수 핑크색 단추를 달아 화려한 와이셔츠를 만들어 드렸고, 아버지가 쓰는 초라한 만년필에 조그만 액세서리라도 붙여드리려고 애쓰는 귀여운 딸이었습니다.

다정한 부녀, 이병철과 이명희 
살가운 아버지와 정 많은 막내딸 이병철과 이명희

이병철 회장은 1976년 위암 판정을 받았습니다. 어느 누구도 위로의 말을 할 엄두도 내지 못했을 정도로 집안 분위기가 무거웠고 이명희 역시 아버지 곁에서 슬픔을 주체하지 못하고 하염없이 울기만 했습니다.

그러자 이병철은 철없이 우는 막내딸에게 그간 자신이 조사한 수술 의사의 경력에서부터 위암 완치사례, 치료계획 등의 자료를 보여주며 오히려 딸을 위로해 주었습니다. 이후 아버지가 일본 등 외국에서 위암 수술을 받을 때도 늘 동행한 가족이 바로 막내딸 이명희였습니다.

2. 가려져있는 은둔의 경영자, 이명희의 실제 성격은?

이명희는 남 앞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성격입니다. 직원들도 회장님의 얼굴을 잘 모를 정도라고 합니다. 하지만 막상 직원들과 마주할 때면 소탈한 면모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2007년 신세계백화점 리뉴얼 오픈행사에서 고생한 관계자들의 어깨를 토닥여주며, ‘얼마나 애썼어요,’, ‘아, 잘 됐다. 이걸 원했거든요.’하면서 따뜻한 격려를 보냈습니다.

또 친근한 동네 아주머니 같은 모습도 보여주는데, 본관 오픈기념 퍼포먼스를 연출했던 유명 작가의 손을 붙잡고, ‘시간 되면 우리 찜질방이나 같이 가요’하면서 자연스럽게 정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현재 이명희는 나이는 81세. 오랜 시간 그룹 총수의 자리를 지켜온 데는 이명희 만의 철두철미한 성격도 뒷받침됩니다. 글씨체를 교정하기 위해 펜글씨를 배우겠다고 마음먹은 이명희는 펜글씨 교본을 사다가 마음에 드는 필체가 나올 때까지 수 없이 따라 하는 집요함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또 고령의 나이에도 조금만 살이 쪘다 싶으면 다이어트와 운동을 놓지 않는데, 하루 두 끼만 먹고 저녁은 샐러드로 해결하는 식단을 지키고, 남산 걷기 운동을 통해 늘 평균 체중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엄마 이명희의 성격은 장남 정용진과 딸 정유경 중 누가 더 닮았을까요? 남 앞에 나서기 싫어하고 철두철미한 성격은 정유경이 판박이! 반면 막내딸의 감성적인 면모는 정용진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명희와 정용진
닮은 이명희와 정유경

3. ‘아버지 전 못합니더’ 했던 주부에서 경영자로 완벽 변신

아버지 이병철이 ‘사내로 태어났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아쉬워했을 정도로 사업가 기질을 인정받았던 딸이었습니다. 이병철은 국내외 주요 인사들과 회동할 때, ‘명희야, 들어온나!’해서 늘 이명희를 합석시켜 보고 배우도록 했습니다. 그 덕분에 어깨너머로 아버지의 경영 방식을 익혔고, 사람 관리하는 법과 인맥을 자연스럽게 다져온 것입니다.

하지만 이명희의 학창 시절 꿈은 현모양처였습니다. 어느 날, 이병희가 경영을 맡아보라고 했을 때도 완강히 거절했습니다. 그러나 이병철은 '여자도 가정에 안주하지 말고 남자 못지않게 사회에 나가서 활동하고 스스로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설득했고, 결국 신세계를 맡겼습니다. 

“처음엔 ‘아버지 전 못합니더’ 했죠. 자꾸 뒤로 빼니까 나중엔 화를 내셨어요. 당시 아버지의 지론은 여자도 가정에 안주하지 말고 남자 못지않게 사회에 나가서 활동하고 스스로 발전해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아버지의 강요로 저는 현모양처의 꿈을 접고 신세계에서 일을 시작했어요. 아버지가 보시기에 제가 분석하는 걸 좋아하고, 변화무쌍한 것, 새로운 것을 좋아하니까 백화점 사업을 맡기신 것 같아요.” (이명희 인터뷰 중) 

3-1. 이명희가 없었다면 지금의 신세계도 없었을 것

1984년 신세계 백화점 개점 당시 이병철, 이명희 부녀 (뒤에 이건희 회장)

신세계는 원래 동화백화점으로 영업하다가 1963년, 삼성그룹으로 흡수되어 상호를 ‘신세계 백화점’으로 변경했습니다. 이명희는 1979년, 서른여섯의 나이에 신세계 백화점 영업본부 이사로 경영수업을 시작했습니다. 이명희는 삼성그룹에 속해 있는 신세계는 더 이상 발전 가능성이 없겠다고 생각합니다. 당시 삼성의 지원은 대부분 전자나 반도체에 집중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명희는 오빠 이건희 회장에게 ‘나 분리할래요’하고 말했고, 1997년 마침내 삼성에서 신세계가 법적으로도 분리되며 완전한 독립을 이루었습니다. 이명희는 1997년 계열 분리하며 받은 백화점과 조선 호텔을 국내 최고의 유통 명가로 키웠습니다. 삼성에서 나온 지 불과 7년 만에 백화점과 이마트를 주축으로 13개 계열사를 거느린 그룹으로 성장했습니다.

3-2. ‘신세계가 삼성보다 더 삼성 같다’라고 말하는 이유

이명희는 경영인에 들어선 이후, ‘아버지처럼 되는 게 제 꿈” 이라며 부친을 닮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부친의 선견지명과 직관력이 소개된 한 일간지를 복사해 수첩에 항상 갖고 다니며 경영의 시금석으로 삼을 정도로 이 회장은 부친을 가슴속에 품고 살았습니다. 그래서 ‘신세계가 삼성보다 더 삼성 같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이명희 회장은 일찌감치 신세계를 전문 경영인 체제로 운영했습니다. 한해에 한 두 차례 회사에 방문해 업무 보고를 받을 뿐 경영에 일일이 간섭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명희 회장이 1979년 신세계백화점 영업사업본부 이사로 첫 출근하기 전날, 이병철 회장으로부터 “누군가에게 맡겼으면 전적으로 신뢰하고, 서류에 사인하려고 하지 마라”라는 경영 지침을 받아, 그 경영 지침을 유지하기 위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 회장이 완전히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고희를 넘긴 나이에도 1년에 수차례씩 유럽과 미국의 유통 현장을 찾아 세계 소비 경향을 살펴보며, 신세계백화점 서울 강남점을 문 열 때는 매일 그곳으로 출근하는 열성을 보였습니다. 특히 백화점의 사각지대로 알려졌던 지하 식품매장을 일일이 다니며 꼼꼼하게 챙긴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후 이명희 아이디어로 시작된 이마트의 탄생, 엄마 이명희의 에피소드 등은 <이명희 일대기 2탄>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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