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베 미유키 소설 <화차>의 줄거리
사회파 미스터리 소설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미아베 미유키의 장편 소설 <화차> 줄거리를 알아보겠습니다. 아내를 잃고 다리 부상을 치료하며 휴직 중인 형사 혼마는 어느 날 먼 친척 청년 가즈야로부터 연락을 받습니다. 그는 하루아침에 감쪽같이 사라진 약혼녀 세키네 쇼코를 찾아달라는 부탁 합니다. 결혼을 앞두고 신용카드를 발급받으려다 심사과정에서 과거에 개인파산을 신청한 적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갑자기 자취를 감추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약손녀라는 쇼코의 행적을 파고들수록 의문투성이입니다. 가즈야가 찾고 있는 여성이 사실은 전혀 다른 사람이며, 누군가의 신상을 도용하여 살고 있는 가짜라는 사실이 밝혀집니다. 그녀는 다중채무자라는 딱지를 내버리고 타인의 이름으로 새로운 삶을 살려했던 것입니다. 진짜 쇼코의 행방을 찾기 위한 이야기는 결국 그녀가 신분을 훔쳐 쓰고 있는 신조 쿄코라는 인물을 따라갑니다. 단 쿄코의 말과 행적은 타인을 통해서만 그려질 뿐, 실제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심경의 변화를 거쳐야 했는지는 그저 짐작할 할 수 있습니다. 가난이라는 굴레와 신용 불량자라는 사회적 주홍글씨에서 벗어나고자 몸부림쳤던 두 여성과 그 사이에서 벌어진 끔찍한 악연의 뒷 이야기가 하나씩 펼쳐지며 끝까지 긴장감을 놓치지 않는 추리 소설입니다.
일본 추리소설의 여왕 미야베 미유키 작가
미야베 미유키는 1960년 도쿄에서 태어났습니다. 법률사무소에서 속기사로 근무하면서 문학교실 수업을 통해 글을 쓰는 꿈을 꾸었습니다. 스물 셋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했고 마흔이 넘어 <우리들 이웃의 범죄>로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했습니다. 추리 소설은 물론이고 청소년 소설, SF 소설, 사회 비판 소설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작품을 꾸준히 집필하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뛰어난 필력을 인정받았습니다. 그녀의 소설에 대해 ‘사회파 추리 소설’이라고 하는데, 특히 여성 작가 특유의 섬세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일본의 버블경제 붕괴 이후의 욕망을 글로 발현하고 있습니다. 또한 사회에서 상처받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탁월하게 그려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현재는 일본이 가장 사랑하는 최고의 작가 중 한 명이며 국내에서도 ‘미미여사’라는 애칭이 있을 정도로 팬층이 두텁습니다.
현대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날카롭게 파헤친 미야베 미유키의 <화차> 총평
<화차>는 국내에서 변영주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어 히트를 기록한 작품의 원작이기도 합니다. 소설에서는 주로 형사의 시선을 따라가고 있지만, 영화에서는 약혼자가 함께 사건을 파헤치며 좀더 감성적인 면이 부각되었습니다. 영화 또한 소설의 주요 소재를 따르고 있는데, 빚더미의 지옥에 빠져버린 비극적인 사회상을 주요 소재로 다룹니다. 소비만능 풍조를 부추겨 온 일본 거품 경제의 냉혹한 이면을 배경으로 한 것으로 소설이 쓰인 시기가 1990년대 초라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파격적인 소재입니다. 오죽하면 자신의 과거를 지우고 타인이 되려 했으나 끝내 그럴 수 없었던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이 소설은 스릴이 넘치면서도 애절합니다. 참고로 영화 제목인 ‘화차’의 뜻은 책의 첫머리에 소개되어 있는데, ‘생전에 약행을 한 망자를 태워 지옥으로 옮기는 불수레’라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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